역시 커피는 끝까지 거절했어야 했다.
체질은 쉽게 바뀌는게 아니었고 또 어리석음의 대가로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아들의 학폭사건으로 누군가가 어디 가려다가 못갔나보다.
어떤 글을 보니 밑에 트위터를 열심히 하는 모 교수의 말이 인용되어 있던데
"아비에게 배운대로 한다" 였던가?
사실 며칠 전 그 글을 본 뒤부터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딱히 만나는 사람도 없고 한동안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여의치 않을 예정이건만
나는 날마다 새롭게 부족한데 누굴 키운다는게 염치도 없고 자신도 없어서?
이래서 괜히 생각이 많아지기 전에 대충 기회처럼 보이던 시점에 어어 하면서 갔어야하나 싶기도 하고
내 양친께서도 돌이켜보면 이번 생에 부모는 처음인데 많이 힘들었겠다 싶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막연하게, 젊은 녀석들에게 욕 안먹는 적당히 괜찮은 늙은이가 되자 정도가 목표였는데
외면하고 있던 중년이 다가올수록 빈칸을 뭐로 어떻게 채울지 고민이 된다.
늘 잠시 일시정지를 하고 생각을 한 다음 움직이고 싶었지만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고
철딱서니는 마치 뒤집을 때를 놓친 고기조각처럼 어떤 부분은 너무 탔고 다른 부분은 피 색깔이 보인다.
이런거도 다 내일이 휴일이고 하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 탓이기 때문이니
일상의 바쁨과 고달픔도 제 나름의 쓸모가 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