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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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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에 대하여 며칠 전 인생의 신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들었는데 그 순간 그때 머리에 스쳐간 많은 생각들을 전할 수는 없어서 혹시 그런 것이 (어떤 주의나 주장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일단은 없다고 말을 하였다만 동시에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첫번째는 정말이지 그런 신념이라 할 만한 것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며 두번째는 몇년 전만 하더라도 스스로도 감당 못할 각종 신념을 짊어지고 살았기 때문에 그 차이 내지는 간격으로부터 '이런 사람 아니었는데' 하는 놀라움이 찾아왔던 것이다. 이에 며칠간 여기에 대하여 생각 정리를 해 보았다. 전자는 답을 하기가 비교적 쉬워 보인다. 어려서부터 혼자 놀기의 달인이었던 나는 20대 초의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외로움에 그저 혼자 있지 않는 것만으로는 이것을 어찌할 수 없다..
23.03.01. 역시 커피는 끝까지 거절했어야 했다. 체질은 쉽게 바뀌는게 아니었고 또 어리석음의 대가로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아들의 학폭사건으로 누군가가 어디 가려다가 못갔나보다. 어떤 글을 보니 밑에 트위터를 열심히 하는 모 교수의 말이 인용되어 있던데 "아비에게 배운대로 한다" 였던가? 사실 며칠 전 그 글을 본 뒤부터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딱히 만나는 사람도 없고 한동안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여의치 않을 예정이건만 나는 날마다 새롭게 부족한데 누굴 키운다는게 염치도 없고 자신도 없어서? 이래서 괜히 생각이 많아지기 전에 대충 기회처럼 보이던 시점에 어어 하면서 갔어야하나 싶기도 하고 내 양친께서도 돌이켜보면 이번 생에 부모는 처음인데 많이 힘들었겠다 싶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막연하게, 젊은 녀석들에게 ..
21.05.23 '무인과 거문고'를 넘기다가 인상깊은 구절을 발견하여 듬성듬성 옮겨본다. 정서를 통제하지 못하면 생리반응이 커지고 미친 열정이 비로소 예술이라고 여기나, 실은 감수성은 얕고 도량은 좁다. (중략, 오늘날의 소위 예술병 걸린 이들에게도 일침이 될 만한 말이다) 기혈이 조정되지 않으면 기법을 함부로 말한다. (중략) 기법 단계에 이르면 곧 개인의 총명함과 재능과 지혜를 살피는데, 많은 사람 모두 다 대강대강 해서, 기법을 배워도 깊이 따지는 사변 능력이 없다. 어떤 사람의 기본이 좋다는 말은 실은 사변능력이 강한 것이다. 아무리 많이 연습해도, 극히 미세한 정도로 깊이 따져 연구하지 않고, 피부와 힘줄의 민감함에 이르도록 구체적이지 않으면 솜씨는 틀릴 수 밖에 없다. (중략) 고금이 튕기는 한 음은 바로 서..
도움 필요! 2021년의 미얀마 과거의 한국과 다르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무고한 시민들이 이미 수십 명 살해당했고 지금도 길 위에서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평화 시위에도 무차별 총격을 난사하는 군부의 폭력에 속절없이 스러지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시민들과 연대하고, 실질적 지원을 하기 위해 (사)사람예술학교을 중심으로 한 SARAM Working Group for Myanmar가 만들어졌고, 스페이스M, Gig in the kitchen, Sweet Jane이 힘을 모아 미얀마 민주주의 후원을 위한 온라인 콘서트 를 엽니다. 이미 전국 수만 명의 시민들이 ‘불복종’ 선언을 했고, 만달레이 지역은 Social and Health Support Team(SHST)이 이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위 중 다친 부상자들..
마지막 수업 회상 그날은 시작부터 힘든 날이었다. 학교 사이트에서 세 종류의 신발을 신고 1km당 5분 페이스로 10분씩 총 30분을 뛰면 5만원을 벌 수 있는 알바가 오전에 잡혀 있었다. 현역시절 3km를 11분 20초에 뛰었었고 전역 후에도 관리를 꾸준히 했으니 5분 페이스면 산책이나 다를 바 없으리라고 여겼건만, 이익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오는 것이 아님을 알았어야 했다. 장비의 무게와 불편함 그리고 특히 두 번째 신발과의 상성이 최악이어서 힘이 예상외로 많이 빠지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약 6km정도 뛰고 다음 일정으로 갔다. 사회대 심리학과에서 하는 실험 참가였는데 결과에 따라 추가 보상이 있었다. 확률로 돌아가는데 심지어 중간에 그 조건이 바뀐다는 설명도 있었던 것 같다만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
수산건(蹇) 전설에 의하면 복희씨가 황하에 출현한 용마의 등에 있는 무늬를 보고 8괘(건태리진손감간곤)를 만들고 이것을 겹쳐 64괘를 만들었다고 한다.(64괘는 신농씨가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사람들이 이로서 점을 치니 하나라에는 '연산역'이 있었고 은나라에는 '귀장역'이 있었다. 오늘날의 사람들이 역이라 부르는 것은 주나라에 이르러 만들어졌으니 - 그리하여 주역이다. 문왕이 각각의 괘마다 괘사를 붙이고 그 아들인 주공이 각각의 획마다 효사를 붙였다고 전해진다. 이하의 단전이니 상전이니 하는 것은 십익이라고 하여 공자가 달아놓은 주석이라 한다. 정확히는 단전 상 하, 상전 상 하, 계사전 상 하, 문언전,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의 10개이다. 주역의 64괘 중에서도 4대 난괘라 하여 수뢰둔괘, 산지박괘, 택수곤괘..
기록을 시작하며 서론 지난 세월동안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슬로건 아래 꿋꿋하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었으나 살다보니 남겨놓은 것이 너무 없음도 어떤 종류의 아쉬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며 잠시 어리석게 살아보고자 이 공간을 열어봄 닉네임의 의미 1. 항상 남들과 이야기하면 관심사가 다양하다, 박식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스스로는 항상 박이부정함에 부끄러움을 느껴왔음 따라서 백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는 완전성과 같이 세월이 지나며 깊이를 얻어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어봄 2.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온 지난 삶을 잠시 매듭짓는 기분을 내어봄 앞으로 기록될 것들 1. 수련생활 정리 및 기록 2. 공부 진행 현황 및 깨달음 3. 2와 관련하여 인생을 무미건조하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들을 뱉어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