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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술 이야기

22.10.03.

요즘 수련 과정에서 느끼는 것은 결국 돌고 돌아 기본이라는 것이다.

 

그럼 그동안의 수련은 무엇이었는가 생각해 본다면 처음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여 그 기본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허용되는 범위 내의 오차 안에서 힘을 길렀던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오랜시간 돌아온 것은 각종 사건사고의 영향도 있었지만 이것을 몰랐던 이유가 가장 크다. 그냥 하던 대로 한 것이다.

여전히 가끔 불편하지만 작년 11월의 부상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여태껏 신경을 쓰지 않던 부분을 신경쓸수 밖에 없게 된 부분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하던대로 그냥 힘든건 악으로 깡으로 넘기려고 들면 무릎이 아팠기 때문에 요결이라는 것을 좀 더 신경쓰게 되었고 그게 다듬어질수록 무릎에 데미지가 덜 가는 것을 겪게 되었다.

 

최근들어서는 새로운 사람이 몇명 들어왔는데 그사람들이 초반의 동작들을 배울때마다 근처에서 보고 들으면서 그동안 간과했던 부분들을 적지 않게 발견했다. 그 결과 여태까지의 세월이 무색하게 요새는 다시 다리가 힘들다. 구조를 만들면서 요추와 흉추 사이의 긴장을 빼는게 힘든데 이제 그게 조금씩 되어가면서 그만큼의 체중이 아래에 더 실리게 되기 때문인거 같다. 정지상태에서 찾은 안정이 움직일때도 유지하는 것도 연습하는 중이고, 부분들에 대한 인식의 합을 덮어씌우는 일도 느리게 진행중이다.

 

10년이면 누군가는 대성할 시간이었을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 겸손이 아니라 진짜 그러하다.

하지만 요새 유행하는 회귀가 마렵지는 않은게, 지난 세월이 없었다면 여기 서지도 못했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평균수명의 연장이 역설적으로 암울한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반평생 붙들고 살 뭔가가 있다면 남들보다는 노년기를 잘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링에 올라서 맞고 때리고 하면서 돈 벌것도 아니고 주먹으로 갚을 원수도 없으니 여유있게 멀리 바라보자.